소설3 채식주의자 - 살갗 아래 꽃의 신음 식물이 되고자 했던 여인의 저항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가정주부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되는 충격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결정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닌, 인간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억압에 대한 본능적 거부로 드러납니다. 영혜의 악몽에 등장하는 핏물 묻은 고기, 얼굴들, 그리고 그녀를 따라다니는 냄새는 그녀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폭력의 상징입니다.소설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시점에서 영혜의 변화를 들여다봅니다. 첫 번째 부분 '채식주의자'에서는 남편의 시선으로 영혜의 변화가 묘사됩니다. 그는 아내의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신의 불편함과 체면만을 걱정합니다. 가부장적 가족 구조 내에서 영혜의 저항은 '비정상'으로 낙인찍히고, 결국 가족.. 2025. 4. 14. 모순 - 사랑을 통해 모순을 껴안게 된 한 여성의 성장기 불완전함을 껴안는 여정 양귀자의 장편소설 『모순』은 20대 초반 여성 안진진의 내면을 따라가는 1인칭 시점의 성장소설이다. 책 제목 그대로 진진의 삶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소설은 그 '모순'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아가는 인물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주인공 안진진은 어릴 적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왔다. 그는 남들보다 일찍 세상의 이면을 배웠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속으로 삭이며 살아간다. 겉보기엔 이성적이고 성숙해 보이지만, 관계 앞에서는 언제나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이러한 진진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청춘들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진진은 연인 민우와의 관계에서 사랑과 실망을 동시에 겪는다. 민우는 자상하지만 무책임하고, 따.. 2025. 4. 14. 아몬드 - 감정을 배우는 소년 윤재의 이야기 감정을 모르는 소년, 윤재의 특별한 여정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는 뇌의 편도체(아몬드라 불리는 부분)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이야기입니다. 윤재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기쁨,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게 세상은 감정 없이 관찰되는 객관적 현실일 뿐입니다.윤재의 엄마와 할머니는 그를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키우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합니다. 매일매일의 훈련은 윤재에게 감정이 아닌 '규칙'으로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웃어야 할 때, 울어야 할 때, 화를 내야 할 때를 학습하며 감정 없이도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갑니다.그런데 크리스마스이브, 윤재의 인생을 뒤흔드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합니다.. 2025. 4. 13. 이전 1 다음